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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낭군님PD 인터뷰

2018. 12. 6. 14:08

또 하나의 청춘사극 신드롬이 일어났다.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이 12.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tvN 역대 월화극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순위 TOP5에 랭크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다. '백일의 낭군님'의 인기 비결은 명확하다. 탄탄한 대본, 쫀쫀한 연출, 그리고 도경수와 남지현을 필두로 한 김선호 김재영 조성하 조한철 등 배우들의 열연이 시너지를 내며 지금의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이 드라마를 기획한 소재현PD 또한 "도경수와 남지현의 케미가 좋았다"고 인기 비결을 꼽았다.

"처음 주인공들만 리딩을 했었다. 그때부터 케미가 좋았다. 도경수는 신기한 배우다. 눈이 너무 맑다. 바스트샷을 찍을 때 빠져들게 만드는 몰입도가 있었다. 몸을 많이 쓰는 스타일도 아니고 리액션이 과하거나 하지도 않은데 희한하게 상대의 리액션을 다 받아들인다. 연기를 특이하게 잘하는 스타일이다. 남지현은 처음에 '쇼핑왕 루이' 때도 사투리를 썼고 비슷한 캐릭터라 걱정했었다. 그런데 남녀 주인공이 둘 다 1인 2역을 해야 하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현이가 시원시원해서 평강공주 같은 느낌이 있다. 코믹감도 좋고 연기를 전체적으로 깊게 하는 친구 같다. 노력도 많이 해서 스태프 감독님 작가님 모두 지현이를 좋아한다. 착하고 귀엽고 연기도 잘하고 똑똑해서 여자 스태프도 좋아한다. '지현맘'들이 현장에 많다. 연출자가 힘들면 오히려 본인이 괜찮다고 할 만큼 체력도 좋다. 캐스팅 운이 좋았다."


스토리 자체도 흥미로웠다. '백일의 낭군님'은 완전무결 왕세자에서 졸지에 무쓸모남으로 전락한 원득과 조선 최고령 원녀 홍심의 전대미문 100일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일각에서는 방송 전부터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 로맨스, 기억상실, 궁중 암투 등 클리셰로 점철된 뻔한 드라마라고 색안경을 끼기도 했지만 방송 이후에는 클리셰를 절묘하게 비튼 예상 밖 전개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송주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민초들의 아기자기한 일상과 원득과 홍심의 알콩달콩 로맨스, 그리고 궁에서 벌어지는 피 튀기는 권력 싸움이 묘한 밸런스를 이루며 시청자의 구미를 자극한 것. 

"일단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디즈니 영화 같은, 영화 '동막골' 같은 그런 드라마를 만들자고 했다.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시청자 니즈를 맞춘 것 같다. 또 노지설 작가님의 글이 근본적으로 따뜻하다. 나쁘기만 한 캐릭터는 없다. 김차언(조성하)도 왕(조한철)도 다 사연이 있다.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들이 만든 드라마다. 배우 제작진 스태프 모두 너무 착했다. 나쁜 말을 못하는 현장이었다. 모범사례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 결과는 대박이었다. 지난 9월 10일 5%로 시작했던 작품은 어느 새 두배 넘게 시청률이 상승했고, 연일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신기록 제조기를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시청률 5%만 넘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월화극 부담도 있었고 경쟁작들이 기라성 같은 배우분들이 출연해서 걱정도 했다. 그런데 거기서 뚫고 나가다 보니 '백일의 낭군님'은 자식 같은 느낌이다. 매주 월드컵 같다. '조금만 더 힘내 줘'하는 느낌이다. 배우 작가 감독 모두 아침부터 시청률 얘기를 한다. 두근두근하고 행복하다."


https://news.nate.com/view/20181023n46691




워낙 인기가 많았고, 마음 따뜻한 힐링과 가슴 떨리는 설렘을 한번에 전해준 작품인 만큼 시청자는 16부작은 짧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사실 일반적으로 청춘 사극은 주로 20부작 편성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만큼, '백일의 낭군님'이 16부작으로 끝난다는 건 아쉬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백일의 낭군님'은 사전제작 드라마라 연장이 불가능한 상황. 그렇다면 시즌2, 혹은 스페셜 방송을 기대해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시즌2는 하고 싶긴 한데 어떤 이야기로 해야할지 모르겠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디즈니 시리즈처럼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할 것 같다. 다같이 다시 모여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스페셜 방송도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소재현PD는 '비밀의 숲'과 '백일의 낭군님'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사전제작 징크스를 깨부순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신혜선 크리스탈(에프엑스) 공승연 등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린 '서브 여주 메이커'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다음 작품을 함께 하고 싶은 배우는 누구일까. 

"신혜선은 너무 좋다. 사적으로 연락하거나 하진 않지만 대본은 정말 많이 줬다. 크리스탈도 요즘 '플레이어'에서 너무 매력적이더라. 남지현과는 다시 한번 작품을 해보고 싶다. 남자 배우들 중에서는 박형식과 같이 해보고 싶다. 박형식과 우연한 기회에 대화를 나눠본적이 있는데 작품을 보는 시각이나 관점 또 연기에 대한 자기주관이 확실한 영리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주인공이니까 조건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는게 아니라 대본이나 캐릭터에 대한 믿음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 꼭 한번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 이야기를 하는 내내 소재현PD는 '우리 애 예쁜 것 좀 봐요' 라고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작품과 배우, 그리고 함께 일한 스태프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흘렀다.  

도경수와 남지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흔히 말하는 '아빠 미소'와 함께 칭찬을 이어갔다. 극의 무게감을 더해준 조성하와 조한철에게는 진심으로 고마워했고, 통통 튀는 연기로 감칠맛을 더해준 김선호 김재영 한소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백일의 낭군님' 이후 그들이 걸을 꽃길까지 응원했다. 그렇게 애정과 관심을 가득 담아 만든 '백일의 낭군님'인 만큼, 시청자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은 것도 당연한 일일지 모르겠다.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810310100267290020750&servicedate=2018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