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y Finger Point Hand With Heart RECORD ON

"아역 시절부터 남들보다 한 키 높은 목소리가 콤플렉스였어요. 변호사 역 맡느라 한 음(音) 낮춰 말하는 연습을 했죠."


배우 남지현(22·사진)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지난 13일 종영한 SBS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서 그는 사법연수원 시절 남자 친구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법조계에서 '왕따'당하다가 사건 담당 검사였던 노지욱(지창욱)과 함께 진범을 밝혀내는 변호사 은봉희 역을 맡았다. 백미는 살인 현장에서 들은 휘파람 소리를 기억하고 있던 은봉희가 자신의 의뢰인으로 신분을 위장해 다가온 살인범 정현수(동하)의 이어폰에서 흘러나온 음악을 듣고 동일범임을 알아채는 장면. "살인자를 제 손으로 풀어줬다는 걸 깨달았을 때 당혹감을 어떻게 담아낼까 고민했어요." 18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난 남지현은 "더 성숙해 보이려고 머리도 길게 길렀다"고 했다.

남지현은 '에덴의 동쪽' '자이언트' 등 인기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아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특히 2009년 '선덕여왕'에서 덕만공주(이요원)의 어린 시절을 완벽히 소화하며 드라마의 초반 흥행을 견인했다. '될성부른 연기자'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성장통을 겪은 것도 이때다. "중·고교 시절 촬영 현장에 가면 압박감과 부담감에 시달렸어요. 연기를 그만둘까 고민도 했죠." 그는 "시청자가 보시기에 '매력적인 연기자'가 돼 보자고 생각을 고쳤다"면서 "완벽함에 대한 압박을 한꺼풀 벗어내니 연기가 다시 즐거워졌다"고 했다.

아역으로 승승장구하던 남지현을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게 한 작품은 작년 방영한 미니시리즈 '쇼핑왕 루이'(MBC)다. 당시 경쟁작은 동 시간대 1위를 달리던 조정석·공효진 주연의 '질투의 화신'과 김하늘의 안방극장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은 '공항 가는 길'이었다. 시청률 5.6%(닐슨코리아)로 '꼴찌'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남지현·서인국의 호연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동 시간대 1위로 종영했다. "'쇼핑왕 루이'에선 여자와 소녀의 경계에 서 있는 풋풋한 느낌을 담아내려고 했어요. '수상한 파트너'는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여자'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 드리려 했고요."


남지현은 "드라마를 마쳤으니 이제 학교로 돌아간다"며 웃었다. 그는 서강대 심리학과 3학년이다. "출석이 엄격한 학교라 학기 중엔 스케줄 조정이 가능한 촬영만 소화했어요. 학교는 제게 '당연한 일', 연기는 '특별한 일'이에요. 빨리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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